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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chmaninoff와 Eric Carmen를 회고(回顧)하며 …
  • 김지면
  • 등록 2024-08-30 03:06:31
  • 수정 2024-08-30 03:2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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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면 교수(문화 예술 평론) 

Doctor of Music Arts at California Arts University 

CAU IT Director & Professor

Church of Faith Senior Pastor(M. Div) 



한 20여년 전인가 … 


TV의 한 코미디 프로에서  Eric Carmen의 All by Myself 라는 노래를 개그의 소재로 방송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노래가 그저 웃고 지나가는 개그 소재로 소비되기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습니다. 바로 러시아계 미국의 작곡가(후기 낭만파이면서 고전파를 절충한 작품 스타일)이자 피아니스트인 Sergei Vasilievich Rachmaninoff 가 작곡한 Concerto para Piano No. 2 in C minor Op. 18 의 2악장 Adagio sostenuto를 배경으로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Rachmaninoff 가 이 곡을 작곡한 나이는 27세 였습니다. 1900년 가을 부터 시작하여 그 이듬해인 1901년 4월에 완성했다고 합니다. 이 곡을 작곡한 과정을 보면, 그는 자신의 교향곡 1번의 발표 당시 참담한 실패를 경험하여 우울증까지 걸리는 상황이었습니다. 그 때 정신과 의사 니콜라이의 치료 덕에 어느 정도 회복활 수 있었고, 바로 이 피아노 협주곡을 완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완성된 이 피아노 협주곡을 니콜라이에게 헌정하였다고 합니다. 


Concerto para Piano No. 2 in C minor Op. 18는 초연 당시 자신이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며 곡에 대해서도 좋은 평가를 받아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이 곡은 1악장 Moderato, 2악장 Adagio sostenuto, 3악장 Allegro scherzando 총 3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특히 2악장은 클래식 애호가뿐 아니라, 팝 음악을 즐겨 듣는 사람들에게도 제법 유명한 곡이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1975년에 발표한 All by Myself 라는 노래가 Concerto para Piano No. 2 in C minor Op. 18 II Adagio sostenuto의 주요 테마를 빌려와서 곡을 만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곡은 발표 당시 빌보드 차트 2위까지 오르는 등 인기를 누리는 곡이 되었고,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곡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Eric Carmen이 올 봄에 74세라는 요즘은 그래도 한창 나이라고 하는 때에 사망하였다는 안타까운 뉴스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했던 또 한 명의 대중 예술가가 하늘나라로 간 것입니다. 


Eric Carmen의 음악 이력을 보면 그는 애초에 클래식 음악 특히, 작곡을 공부하였으나, 청소년 시절 팝 음악에 매력을 느껴 팝아티스트의 길을 가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한국 K-POP 의 작곡가들도 보면, 클래식을 전공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아 있는 사람은 20세에 요절한 작곡가 유재하이고, 김형석, 그룹 토이의 멤버로 활동했던 유희열 등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클래식 음악 공부를 하였지만, 이후 음반회사에 들어가 다양한 앨범의 제작과 기획 업무, 뮤지컬 연주팀 활동, 드라마, 영화음악 작업 등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90년 대 중반 이후부터 한국의 대학에서 음악대학 내지는 음악과 내에 클래식 보다는 소위 Contemporary Music이라는 타이틀로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Contemporary Music을 전공한 일부 음악인들 중에는 자신들이 하는 음악은 클래식하고는 무관한 분야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서 흥미로운 이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차라리 재즈를 하는 음악인들은 George Gershwin의 Rhapsody in Blue 이후 예술의 경지로까지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일부 대중 음악인들 중에는 클래식을 터부시하는 경향이 있어 이런 식견(識見)으로 어떻게 다양한 음악을 통한 깊은 통찰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클래식을 전공한 음악인들이 팝 음악을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Rachmaninoff 와 Eric Carmen을 추억하며 서두를 꺼내기는 했지만, 사실 오늘 날 팝 음악이 사용하는 보편적인 화음 진행이나 기법들은 그 근본 배경이 클래식 작품에서 온 것들입니다. 예를들어 바로크 시대의 작곡가인 Johann Pachelbel의 Canon In D Major나, 바로크 중기 대표적인 영국의 작곡가 Henry Purcell 등의 작품에서 베이스 라인이 하양 순차 진행하는 기법들이 팝 음악에서도 활용되기 시작하였고, 화성적인 진행을 보더라도 바흐나 비발디의 작품 또는 Corelli의 Concerto Grosso in F Major Opus 6 No. 2, 그리고  Mozart의 Piano Sonata No.12 in F Major, K 332 (300k) 일부 구간에서 나오는 I - IV - [C : V7 - I] - [Dm : V7 - i ] - ii - V - I, 또는  Cm - Fm7 - Bb7 - Eb7 - Ab7 - Dm - G7 - D7 - G7 - C7 - F 의 진행은 오늘 날 CCM이나 팝 음악에서도 많이 사용하고 있는 보편화된 진행들이라는 점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BTS의 Permission to Dance를 분석해 보면, Johann Pachelbel이나 Henry Purcell의 화성적 진행 기법이 모두 사용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재즈 음악계의 전설적인 음악인으로 유명한 Miles Dewey Davis는 재즈 음악에 교회선법을 도입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그런데 그가 이러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었던 근원에는 줄리어드 음대에서 클래식 음악을 공부했던 바탕이 있었다는 부분도 역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반면, 영국의 전설적인 하드 록 밴드인 Deep Purple은 1969년에 영국의 The Royal Philharmonic Orchestra와 역사적인 협연을 하였습니다. 그것도 단순히 록 음악을 편곡하여 오케스트라가 받쳐주는 형식이 아닌, 실제로 밴드의 건반 주자이자 작곡가였던 Jon Lord가 3악장 규모의 곡으로 작곡한 작품인 ‘Concerto for Group and Orchestra’로 클래식과 록의 음악적 결합에 대한 실험적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습니다.(https://youtu.be/EthEKv_QOQA?si=gP3EpjyiLhJtQgcw)


 아는 만큼 보이고, 그래서 보이는 만큼 표현할 수 있다는 진리를 Rachmaninoff의 작품을 통해 All by Myself 라는 팝 음악사에 길이 남을 곡을 발표했던 Eric Carmen나 또는 교회선법을 재즈에 도입하여 재즈의 음악의 표현 범위를 넓힌 Miles Dewey Davis와 록 음악과 클래식의 실험적 결합을 시도하였던 Deep Purple의 사례를 통해 확인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소개한 음악인들처럼 폭넓은 음악적 이해력을, 많은 음악학도들이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보다 다양한 음악세계를 표현하는 자유로운 예술가(클래식 음악가이든 팝아티스트이건 간에)로서의 사고를 지향해 봄이 어떨까 … 


감히 권면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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