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성형AI(인공지능) 기업 앤트로픽(Anthropic)이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정부 발행 신분증 제출을 통한 신원 확인 절차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개인정보 보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앤트로픽은 오는 7월 8일부터 특정 상황에서 사용자의 나이와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정부 발행 신분증과 추가 인증 자료를 요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번 조치가 계정 정지와는 무관하며, 사기 행위가 의심되거나 추가 확인이 필요한 일부 사용자에 한해 적용되는 항소 절차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정책에 따라 인증 대상자로 지정된 사용자는 여권이나 운전면허증 등 정부 발행 신분증 사진을 제출해야 하며, 경우에 따라 셀카 또는 동영상 촬영을 통한 얼굴 인증도 요구받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얼굴 형상(Face Geometry) 데이터와 연령 확인 결과 등 일부 정보가 보관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원 확인 업무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디지털 신원 인증 전문기업 페르소나(Persona)가 담당한다.
앤트로픽은 그동안 18세 이상 사용자만 생성형 AI 서비스 ‘클로드(Claude)’를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해 왔으며, 최근 일부 국가의 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연령 확인 절차를 확대해 왔다.
이번 조치는 개인정보 처리방침 개정을 통해 공식화됐다. 그러나 정책 변경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용자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일부 사용자들은 정부 기관의 법적 요청이 있을 경우 신원 인증 업체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페르소나가 실리콘밸리 투자사 파운더스펀드(Founders Fund)의 투자를 받은 사실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서는 “AI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신분증을 제출해야 하는 것은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앤트로픽은 “이번 절차는 사기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류된 극히 일부 사용자에게만 적용된다”며 “일반 사용자들이 신분증 제출을 요구받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최근 논란이 됐던 자사 AI 모델 관련 정부 규제 이슈와도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계정 생성과 관리, 서비스 약관 준수 여부 확인, 사기 및 남용 행위 조사, 불법 활동 대응, 보안 문제 해결 등을 신원 확인의 주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세계 각국 정부의 AI 규제 강화와 온라인 플랫폼 책임 확대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 서비스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허위 정보 생성, 사기 범죄, 미성년자 보호 문제 등이 새로운 정책 과제로 떠오르고 있어 향후 다른 AI 기업들도 유사한 인증 절차를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AI 기업들이 안전성과 규제 준수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와 사용자 편의성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심인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