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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대신 AI가 약 처방?”
  • 편집국
  • 등록 2026-06-24 06: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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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타주, AI 처방전 갱신 시범사업 논란 확산
  • 의료계 “생명 위협할 수도”… 주정부 “안전장치 갖췄다”



유타주가 생성형AI(인공지능)를 활용해 환자의 기존 처방전을 갱신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하면서 의료계와 기술업계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타주는 올해 1월부터 AI 서비스 기업 닥트로닉(Docutronic)과 함께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일부 처방약 재발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시범사업 대상은 콜레스테롤 치료제와 항우울제 등 이미 처방받아 복용 중인 약물에 한정된다. AI가 환자의 상태를 검토한 뒤 기존 처방을 갱신하는 방식이다.

 

유타주 정부는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의사 부족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앨런 스미스 유타 의료위원회 의장은 “AI의 잘못된 판단으로 환자의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며 “오진이나 부적절한 처방이 발생할 경우 누가 책임을 질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유타주 의료면허위원회 다수 위원들은 해당 시범사업의 중단을 요구하는 서한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AI 의료를 둘러싼 논쟁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뉴욕주에서는 AI가 의사처럼 진료하는 행위를 제한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으며, 델라웨어주는 AI가 의사 또는 간호사 면허를 취득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반면 아이오와주와 아이다호주에서는 일정 조건 아래 AI 의료 서비스에 임상 면허를 부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어 주별로 상반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유타주의 시범사업은 ‘규제 샌드박스(Regulatory Sandbox)’ 제도를 통해 운영된다. 이는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에 대해 일정 기간 기존 규제를 유예하거나 면제하는 제도다.

 

주정부는 안전장치가 충분히 마련돼 있다고 강조한다.

 

현재는 AI가 처방 갱신 여부를 판단한 뒤 반드시 인간 의사의 최종 검토를 거치도록 설계돼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의사 개입 없이 AI가 독립적으로 처방 갱신을 수행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유타주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AI가 승인한 처방 가운데 91%는 인간 의사도 동일한 결론을 내렸다. 나머지 9%는 추가 정보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됐으며, 최종적으로 AI가 추천한 처방의 약 3%만 승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의료계는 이러한 수치만으로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유타주의 조너던 올슨 박사는 “인간 의사는 의과대학 교육과 국가시험, 수련 과정을 거쳐 전문성을 검증받지만 AI는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며 “의료 판단은 단순한 데이터 분석 이상의 복합적인 과정”이라고 말했다.

 

미국의학협회(AMA)의 존 와이트 최고경영자(CEO)도 “처방은 결국 진단과 검사, 치료 과정 전체와 연결된다”며 “AI가 의료진의 복합적인 판단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타주 정부는 의료사고에 대비해 시범사업 운영 기업에 의료배상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했다. 주정부는 AI 의료 서비스와 관련된 법적 책임은 해당 기업이 부담하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실험이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AI가 의료 현장에 얼마나 깊숙이 들어올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AI가 단순 행정 업무를 넘어 실제 의료 판단 영역까지 확대될 수 있을지 전 세계 의료계가 주목하고 있다.

 

강재상 법조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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