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인공지능) 기업 앤트로픽(Anthropic)이 차세대 초거대 AI 모델인 ‘클로드 페이블 5(Claude Fable 5)’와 ‘클로드 미토스 5(Claude Mythos 5)’를 공개하며 AI 산업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
앤트로픽은 공식 발표를 통해 페이블 5를 일반 사용자에게 공개된 AI 가운데 가장 강력한 모델로, 미토스 5를 세계 최고 수준의 사이버보안 및 과학 연구 역량을 갖춘 모델로 소개했다. 앤트로픽은 이번 모델이 단순한 성능 향상을 넘어 인간 전문가를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독립적으로 연구와 분석, 개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페이블 5는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앤트로픽에 따르면 이 모델은 단순 코딩을 넘어 대규모 기업용 코드베이스 전체를 이해하고 구조를 변경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실제로 글로벌 결제기업 스트라이프(Stripe)는 초기 테스트에서 약 5,000만 줄 규모의 루비(Ruby) 코드베이스 마이그레이션 작업을 수행한 결과, 개발팀이 두 달 이상 걸릴 업무를 단 하루 만에 완료했다고 밝혔다. 앤트로픽은 이러한 능력이 장기 목표를 유지하면서 스스로 계획을 수립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자율형 에이전트’ 역량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금융 및 전략 분석 분야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금융 분석 플랫폼 헤비아(Hebbia)의 벤치마크 테스트에서는 기업 재무제표 분석과 투자 보고서 검토, 데이터 해석 능력에서 경쟁 모델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트레이딩 기업 IMC 역시 사실 기반 검색과 추론, 시나리오 분석, 기대가치 계산 등에서 우수한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비전(Vision) 분야의 발전도 눈에 띈다. 페이블 5는 복잡한 과학 논문의 그래프와 차트에서 수치를 정확히 추출할 수 있으며, 웹사이트 화면 이미지만으로 원본에 가까운 애플리케이션을 재구성하는 능력도 갖춘 것으로 소개됐다.
앤트로픽은 포켓몬 게임 ‘파이어레드(FireRed)’ 실험 사례도 공개했다. 모델은 별도의 도움 없이 시각 정보만 활용해 게임을 성공적으로 완료했으며, 이를 통해 장기 목표 설정과 전략 수정 능력이 크게 향상됐음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수백만 토큰 규모의 장기 기억 기능을 통해 복잡한 프로젝트를 장기간 수행할 수 있는 능력도 강화됐다.
과학 연구 분야에서는 미토스 5가 주목받고 있다. 앤트로픽은 일부 신약 개발 프로젝트에서 연구 기간을 최대 10배 단축했으며, 단백질 결합 부위 선정과 생물정보학 도구 활용, 오류 수정 등을 AI가 스스로 수행했다고 밝혔다.
14개 단백질 표적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9개의 유망한 신약 후보가 도출됐으며 현재 실제 검증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미토스 5는 새로운 과학 가설을 생성하는 능력도 입증했다. 연구자들은 블라인드 평가에서 미토스 5가 제시한 분자생물학 가설이 기존 모델보다 우수하다고 평가했으며, 일부 가설은 실제 실험 검증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놈 연구에서 138개 동물종의 단일세포 데이터를 분석해 새로운 머신러닝 모델을 설계했으며, 일부 성능은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된 기존 연구를 능가했다고 앤트로픽은 발표했다.
한편 앤트로픽은 모델 성능 향상과 함께 안전성 강화에도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새롭게 도입된 안전 분류기(Classifier) 시스템은 사용자의 요청을 실시간 분석해 사이버보안이나 생물학, 화학 등 위험성이 높은 분야로 판단될 경우 별도의 안전 모델이 응답하도록 설계됐다.
또한 미국 정부와 협력 중인 ‘프로젝트 글래스윙(Project Glasswing)’을 통해 주요 보안기관과 핵심 인프라 운영 기업들이 미토스 5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향후 생명과학 연구자들을 위한 별도 프로그램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페이블 5와 미토스 5 공개가 오픈AI의 GPT 시리즈, 구글 딥마인드의 제미나이(Gemini), xAI의 그록(Grok) 등과의 경쟁을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강력한 AI를 가능한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하면서도 안전성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며 “앞으로 더욱 발전된 모델과 안전 체계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연철 과학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