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무부가 미국 가톨릭교회의 대표적인 해외 구호기관인 가톨릭구제회(Catholic Relief Services·CRS)에 2억4000만 달러 규모의 인도주의 지원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국무부는 지난 5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번 지원금이 인도주의 위기에 대응하는 국제 구호사업에 투입될 예정이며, 신뢰성과 전문성을 갖춘 민간 구호기관과의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이번 지원금 지급 계획은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관련 회의에서 공개됐다. 회의에는 라이언 슈럼 국무부 재난·인도주의 대응국 고위 관계자와 브라이언 버치 주교황청 미국대사, 제니퍼 포이다츠 CRS 인도주의 대응 담당 부회장, 알리스테어 더튼 국제카리타스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국무부는 보도자료에서 “CRS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효과적으로 인도주의 지원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입증해 왔다”며 “미국 정부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기관”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국무부는 CRS가 쿠바에서 현지 협력 네트워크를 통해 정치적 제약을 최소화하면서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한 사례를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CRS는 이번 지원금을 에티오피아, 아이티, 나이지리아, 콩고민주공화국 등 심각한 인도주의 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들에 우선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니퍼 포이다츠 CRS 부회장은 성명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인도주의 위기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감사하다”며 “미국 정부와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지원에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숀 캘러핸 CRS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에티오피아와 아이티 등 여러 국가들이 식량난과 무력분쟁, 강제이주, 기후위기 등 복합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이번 지원금은 현장의 긴급한 필요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지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국제개발처(USAID)의 기능을 국무부로 이관하는 과정에서 해외 원조 예산 축소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다. 가톨릭계를 비롯한 종교 기반 구호단체들은 그동안 해외 인도주의 지원 사업의 지속 여부에 대한 우려를 제기해 왔다.
포이다츠 부회장은 “교회와 신앙 기반 기관들은 오랜 기간 지역사회와 함께해 왔기 때문에 위기 상황에서도 높은 신뢰를 유지할 수 있다”며 “종교 지도자들과 교회는 갈등과 재난 속에서도 공동체를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훈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