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클라우드가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손잡고 차세대 ‘AI 팩토리(AI Factory)’ 구축에 본격 나선다. 양사는 AI 인프라부터 국가별 맞춤형 인공지능 모델, 클라우드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AI 동맹’을 구축해 미국 빅테크 중심의 AI 시장 판도 변화에 도전장을 던졌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최근 대만에서 열린 엔비디아 클라우드 파트너 서밋에서 양사의 협력 전략과 사업 방향을 공개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행사에서 “네이버의 클라우드 운영 역량과 엔비디아의 AI 인프라 기술이 결합하면 글로벌 AI 팩토리 시대를 선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GTC 타이베이 2026 행사에서 네이버클라우드를 핵심 글로벌 AI 파트너로 공식 언급하며 양사 협력에 힘을 실었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네이버의 자체 초거대 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와 엔비디아의 AI 플랫폼 기술 결합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엔비디아의 개방형 AI 모델 ‘네모트론(Nemotron) 3 울트라’를 활용해 하이퍼클로바X 성능 고도화에 나설 계획이다.
양사는 AI 모델 경량화와 최적화, 대규모 데이터 처리 기술 등에서도 공동 연구를 진행한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AI 시대의 핵심인 인프라와 플랫폼, 서비스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이번 협력은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소버린 AI(Sovereign AI)’ 흐름과 맞물려 관심을 끌고 있다. 소버린 AI는 국가별 데이터 주권과 문화·언어 특성을 반영한 독립형 AI 체계를 의미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중동과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현지 맞춤형 AI 플랫폼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보유한 현지화 플랫폼 구축 경험과 엔비디아의 글로벌 AI 네트워크가 결합할 경우 아시아 AI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사는 피지컬 AI와 디지털 트윈 분야 협력도 확대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플랫폼 ‘코스모스(Cosmos)’를 기반으로 서울 도심을 가상 공간에 구현한 ‘서울 월드 모델’을 공개했다.
이 모델은 국내 고정밀 지도 데이터와 120만 장 이상의 서울 파노라마 이미지를 기반으로 제작됐으며, 실제 도로 환경과 도시 구조를 AI가 학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자율주행과 로봇, 스마트시티 기술 발전에 활용될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AI 산업 경쟁 구도가 단순 모델 개발 경쟁에서 대규모 추론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운영 경쟁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AI 반도체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동시에 확보한 기업들이 시장 주도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편 네이버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젠슨 황 CEO는 조만간 한국에서 만나 글로벌 AI 팩토리 사업의 구체적인 실행 계획과 투자 방향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푸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