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초대형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AI 투자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올해 AI 설비투자 규모가 7,400억달러(한화 1천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알파벳은 1일 800억 달러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기업과 소비자의 AI 서비스 수요가 공급 능력을 넘어설 정도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알파벳이 약 20년 만에 단행하는 대형 증자라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막대한 현금을 기반으로 자사주 매입을 이어오던 알파벳이 외부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은 AI 경쟁 비용이 기업의 현금 창출 규모를 넘어서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알파벳은 조달 자금 가운데 상당 부분을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확보에 투입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미 지난해와 올해 수백억 달러 규모 회사채를 발행한 데 이어, 이번에는 자기자본 확충까지 추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움직임을 AI 패권 경쟁이 단순 기술 경쟁을 넘어 ‘자금력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MS, 메타, 아마존 등 미국 4대 빅테크 기업들의 올해 AI 관련 설비투자 규모는 총 7,250억 달러(약 1,1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내년 투자 규모가 1조 달러(약 1,500조 원)를 돌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이 격화되면서 GPU와 AI 반도체 확보 전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에는 모델 성능뿐 아니라 이를 구동할 데이터센터와 전력, 반도체 확보 능력이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증자에는 워런 버핏이 창업한 버크셔 해서웨이도 참여한다. 버크셔는 알파벳 보통주 약 100억 달러어치를 추가 매입할 예정이다. 기술주 투자에 보수적이던 버크셔가 AI 인프라 시장 성장 가능성에 본격 베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시장으로 자금이 집중되는 현상도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벤처투자의 약 79%가 AI 관련 기업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핀테크와 일반 소프트웨어 기업 투자 규모는 크게 감소했다.
월가에서는 AI 산업이 향후 글로벌 경제 구조 자체를 바꿀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 자동차와 석유 산업이 세계 경제를 이끌었다면 앞으로는 AI와 데이터센터, 반도체 산업이 새로운 중심축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강재상 법조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