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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다시 깨달음이다’ , 두 종교학자 “AI 시대일수록 영성 더 중요”
  • 편집국
  • 등록 2026-06-02 08:3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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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강남·성해영 교수 대담집 출간 … “종교는 제도 아닌 체험으로 돌아가야”


AI(인공지능)가 인간의 역할을 빠르게 대체해가는 시대, 종교는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비교종교학자 오강남 교수와 종교심리학자 성해영 교수가 15년 만에 개정증보판 '종교, 다시 깨달음이다'를 출간하며 AI 시대 종교의 역할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이번 책은 두 학자가 지난 2011년 출간했던 '종교, 이제는 깨달음이다' 이후 새롭게 시대 변화를 반영해 대담 형식으로 풀어낸 개정판이다. 저자들은 현대 사회에서 종교가 단순한 제도나 교리 중심의 신앙을 넘어 인간 내면의 ‘깨달음’과 영성 회복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은 먼저 최근 심화되고 있는 ‘탈종교화’ 현상에 주목한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종교를 떠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두 저자는 그 원인 가운데 하나로 ‘표층종교’를 지적한다. 이는 경전의 문자적 의미나 개인적 복과 안녕에만 집중하는 신앙 형태를 의미한다. 저자들은 “헌금이나 선행조차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한 거래처럼 소비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저자들은 오히려 AI 시대일수록 인간이 더 깊은 영성과 깨달음을 갈망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명상과 마음챙김 애플리케이션의 확산, 템플스테이 열풍 등은 현대인들이 내면의 평안과 삶의 의미를 찾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개정증보판에 새롭게 추가된 마지막 장에서는 AI 시대 종교의 미래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저자들은 AI가 상담과 위로, 심리 치유 역할까지 대신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인간은 결국 삶과 죽음, 초월과 존재 의미 같은 근원적 질문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책은 ‘심층종교(Deep Religion)’ 개념을 제시한다. 심층종교는 단순히 복을 비는 신앙이 아니라 자기중심성을 넘어 더 넓은 존재와 연결되는 체험적 영성을 의미한다. 저자들은 “종교의 핵심은 교리를 아는 것이 아니라 깨달음을 체험하는 데 있다”고 강조한다. 책에서는 독일 출신 가톨릭 신학자 카를 라흐너(Karl Rahner) 의 말도 인용된다. “미래의 그리스도인은 신비가이거나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저자들은 이를 통해 미래 종교는 외적 제도보다 관상과 명상, 내면 체험 중심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한다. 가톨릭의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와 관상기도, 불교 수행 전통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다시 조명되고 있다.


두 학자는 “붓다와 예수 같은 위대한 스승들은 인간 존재가 지향해야 할 궁극적 깨달음을 이야기했다”며 “비록 후대 종교 권력이 왜곡한 부분도 있지만 그 가르침 자체는 여전히 현대인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고 말한다. 


결국 책은 AI 시대 종교의 미래가 단순한 형식 유지가 아니라 인간 존재의 깊이를 회복하는 데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들은 “신앙은 이성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이성이 닿을 수 없는 깊이를 체험하는 과정”이라며 “종교가 다시 인간 내면을 두드리고 삶의 궁극적 의미를 묻는 자리로 돌아갈 때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훈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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