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상의 비오’로 잘 알려진 피에트렐치나의 성 비오 신부가 설립한 이탈리아 병원 ‘고통을 더는 집(Casa Sollievo della Sofferenza)’이 교황청의 개입으로 경영 정상화의 전기를 맞게 됐다.
레오 14세 교황은 지난 5월 27일 병원의 장기적 지속 가능성과 재정 안정화를 위한 특별위원회 설립을 승인했다. 병원은 현재 교황청 국무원의 직접 감독 아래 운영되고 있다.
병원은 성 비오 신부가 1956년 이탈리아 남부 산 지오바니 로똔도(San Giovanni Rotondo)에 설립한 의료기관으로, 평생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돌보는 데 헌신했던 그의 대표적 자선 사업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최근 병원은 심각한 재정난에 직면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병원이 안고 있는 부채 규모는 약 2억9천만~3억5천만 달러(한화 약 4,300억~5,2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노동계약 문제와 운영비 증가 등도 병원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교황청은 이번 위원회 설립 배경에 대해 “대형 자선기관들이 시대 변화 속에서도 본래의 사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구조 개혁과 책임 있는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새 위원회는 병원의 재정·자산·운영 현황을 전면 분석하고,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을 위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게 된다. 또한 병원의 사명과 운영 효율성을 동시에 유지할 수 있는 실행 전략도 추진할 예정이다.
위원회에는 교황청 경제 관련 기구와 국무원이 함께 참여하며, 교황청 재무원장인 막시미노 카바예로 레도 박사가 위원장을 맡는다.
위원회는 향후 병원의 재정 및 운영과 관련한 광범위한 권한을 행사하게 되며, 병원 자산이나 정관 변경 등 중대한 사안은 교황에게 직접 보고하도록 규정됐다.
앞서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지난 5월 초 병원을 방문해 “우리는 이 위기를 함께 극복할 것”이라며 교황청 차원의 지원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가톨릭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단순한 재정 구조조정을 넘어, 성 비오 신부의 자선 정신과 의료 사명을 지켜내기 위한 중요한 결정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