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일동포 사업가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 뱅크 그룹(SoftBank Group)이 일본 증시 시가총액 1위 기업에 오르며 일본 경제 지형에 상징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6월 1일 도쿄 증시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그룹(SBG)의 시가총액은 장중 한때 46조엔을 돌파하며 도요타(Toyota Motor Corporation)를 추월했다. 일본 증시에서 시총 1위 기업이 바뀐 것은 22년 만이다.
도요타는 지난 2003년 NTT DoCoMo 를 제치고 시총 정상에 오른 이후 20년 넘게 1위 자리를 지켜왔다. 일본 경제를 대표하던 자동차·제조업 중심 구조가 AI와 반도체 중심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역전은 단순한 순위 변화를 넘어선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소프트뱅크의 급부상 배경에는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자리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회사가 대규모 투자한 OpenAI 의 기업가치가 급등한 데다, 자회사 Arm Holdings 이 AI 반도체 수요 확대의 핵심 수혜 기업으로 부상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소프트뱅크 주가는 최근 1년 사이 약 4배 가까이 급등했다. 특히 프랑스 내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건설 추진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 확대 기대감이 투자 심리를 더욱 자극했다.
반면 도요타자동차는 전기차(EV)와 자율주행 분야에 적극 투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AI 플랫폼 기업들에 비해 미래 성장 기대치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받고 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양사의 시가총액 격차는 약 50조엔 수준이었지만 AI 산업 성장 속도가 이를 완전히 뒤집어 놓은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시총 역전을 일본 산업 구조 변화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과거 자동차·철강·전자 중심이던 일본 경제가 이제는 AI·반도체·데이터 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과거 일본 경제를 상징했던 기업이 도요타였다면, 앞으로는 AI 인프라와 데이터 생태계를 장악한 기업들이 일본 증시를 주도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소프트뱅크의 시총 1위 등극은 단순한 주가 상승이 아니라 일본 산업 패러다임 전환의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박진웅 경제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