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픈AI(OpenAI)가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 ‘챗GPT(ChatGPT)’에 개인 금융 관리 기능을 새롭게 도입하며 AI 기반 자산관리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사용자는 자신의 은행·증권·카드 계좌를 챗GPT와 연결해 자산 현황을 통합 관리하고, 인공지능 기반의 맞춤형 재무 조언까지 받을 수 있게 된다.
오픈AI는 지난 15일 미국 내 ‘챗GPT 프로(ChatGPT Pro)’ 이용자를 대상으로 ‘개인 금융 경험(Personal Finance Experience)’ 프리뷰 버전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능은 우선 웹과 iOS 환경에서 제공되며, 향후 플러스 및 일반 사용자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이번 서비스의 핵심은 실제 금융 데이터를 챗GPT와 연동해 개인화된 재무 분석과 장기적인 재무 계획 수립을 지원하는 것이다. 오픈AI는 “현재 금융 관리 방식은 여러 앱과 계좌를 오가야 하는 복잡한 구조”라며 “챗GPT가 사용자의 전체 금융 상황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사용자는 챗GPT 내 ‘파이낸스(Finances)’ 메뉴를 통해 계좌 연동을 시작할 수 있으며, 핀테크 계좌 연결 서비스인 플레드(Plaid)를 통해 금융기관 계좌를 안전하게 연결하게 된다.
현재 지원되는 금융기관은 1만2000곳 이상으로, 찰스 슈왑(Charles Schwab), 피델리티(Fidelity Investments), JP모건 체이스(JPMorgan Chase), 로빈후드(Robinhood),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 캐피털 원(Capital One) 등이 포함된다. 계좌 연결이 완료되면 챗GPT는 사용자의 소비 패턴, 투자 포트폴리오, 구독 서비스, 예정 결제 내역 등을 종합 분석한 대시보드를 제공한다. 사용자는 “최근 지출 증가 원인을 분석해 달라”거나 “5년 안에 주택 구입을 위한 재무 계획을 세워 달라”, “은퇴 준비를 위해 어떤 투자 비중이 적절한가” 등의 질문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
특히 챗GPT는 단순히 숫자를 보여주는 수준을 넘어 소비 흐름과 재정 습관까지 분석해 불필요한 지출 항목이나 반복 결제 서비스 등을 찾아내고, 절약 가능한 영역도 제안한다. 투자 성향과 위험 선호도를 기반으로 한 자산 배분 조언 기능도 포함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오픈AI는 최신 모델인 GPT-5.5 Thinking이 금융 분야 추론 능력을 크게 향상시켰다고 강조했다. 금융 상담은 소득, 소비, 투자, 부채, 목표 시점 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만큼 고도화된 맥락 추론 능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50명 이상의 금융 전문가와 협력해 금융 업무 평가 벤치마크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기능이 단순 정보 제공을 넘어 실제 금융 행동 단계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픈AI는 금융 소프트웨어 기업 인튜이트(Intuit)와 협업 계획도 공개했다. 이에 따라 향후에는 챗GPT 안에서 신용카드 추천, 승인 가능성 확인, 세금 계산, 세무 상담 연계, 대출 비교 분석 등까지 가능해질 전망이다. 또한 AI가 사용자의 재무 목표와 소비 패턴을 장기적으로 학습하게 되면, 향후에는 “이번 달 여행 경비를 감안하면 다음 달 투자 규모를 조정하는 것이 좋다”거나 “자동차 구매 시점에 맞춰 현금 흐름을 관리하라”는 수준의 개인 맞춤형 금융 코치 역할까지 수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오픈AI는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부분도 강조했다. 챗GPT는 잔액과 거래내역 등 정보는 분석할 수 있지만 전체 계좌번호 확인이나 직접적인 계좌 변경 권한은 갖지 않는다. 사용자는 언제든 계좌 연결을 해제할 수 있으며, 연결 해제 후 금융 데이터는 30일 이내 삭제된다. 회사 측은 특히 금융 데이터가 AI 학습 목적으로 자동 사용되지 않도록 별도 보호 장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사용자는 데이터 저장 여부와 메모리 기능 사용 여부 등을 직접 설정할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생성형 AI 기반 금융 서비스 확대에 따라 개인정보 보호와 잘못된 재무 조언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AI가 잘못된 투자 판단이나 세금 계산을 제공할 경우 사용자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금융업계에서는 AI 기반 투자 및 재무관리 서비스 경쟁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앤트로픽 등 주요 AI 기업들도 의료·법률·금융 분야 특화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AI가 개인 자산관리 시장의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한편 오픈AI 역시 “챗GPT는 금융 관리를 돕고 사용자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도구일 뿐 전문 금융 자문을 완전히 대체하는 서비스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훈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