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이 바이오·헬스케어 인공지능(AI) 경쟁력 평가에서 세계 11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상위권 국가로 평가받았다. 특히 뛰어난 디지털 의료 인프라와 병원 시스템 기반의 ‘실행력’은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글로벌 시장 영향력과 자본 규모 확대는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국제금융포럼(IFF)과 딥노리지그룹(DKG)은 최근 전 세계 240개 이상 도시와 8000여 개 기업 데이터를 분석한 ‘바이오·헬스케어·롱제비티 분야 AI 경쟁력 보고서’를 공동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단순 연구 성과나 논문 수를 넘어, AI 기술을 실제 의료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바이오의학적 가치’로 얼마나 전환할 수 있는지를 핵심 평가 기준으로 삼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국가별 종합 순위에서 미국과 영국, 중국, 스위스 등에 이어 세계 11위를 기록했다. 도시 기준으로는 서울이 세계 20위에 이름을 올렸다. 보고서는 한국을 ‘상위 중위권(upper-middle group)’ 국가로 분류하며, 강력한 디지털 인프라와 병원 시스템, 첨단 기술 수용성이 안정적인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 바이오헬스 AI 산업의 가장 큰 강점으로는 ‘실행력’과 ‘하드웨어 연계 혁신’이 꼽혔다. AI 기술이 단순 소프트웨어 수준에 머물지 않고 진단 장비와 영상 분석, 모니터링 시스템, 디지털 치료제 등 실제 의료 현장 운영 시스템에 깊이 결합돼 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한국은 고도로 연결된 디지털 의료 환경을 기반으로 정밀의학과 영상진단, 디지털 치료제, AI 기반 예방의료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한국 사회의 빠른 고령화와 높은 기술 수용성 역시 AI 기반 의료 서비스 성장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글로벌 최상위권 도약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AI 기반 신약개발과 글로벌 의료 데이터 활용 분야에서 한국의 세계적 브랜드 영향력이 아직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자본력 역시 일정 수준 이상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미국과 영국, 중국 등 글로벌 허브 국가들과 비교할 경우 시장을 압도할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문제는 역량 부족이 아니라 보유한 기술과 생태계를 세계적 임상 적용 사례 및 글로벌 자본시장 리더십으로 어떻게 연결하느냐에 있다”고 분석했다.
심인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