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헐적 단식’, ‘저탄고지’, ‘방탄커피 다이어트’, 지방흡입까지. 현대인은 끊임없이 새로운 다이어트 방법을 찾아 헤매지만, 과연 ‘기적의 감량법’은 존재할까.
식욕의 과학 은 이러한 다이어트 산업 전반에 정면으로 의문을 제기하는 책이다. 영국의 비만 전문 외과 의사 앤드류 젠킨슨(Andrew Jenkinson) 이 집필한 이 책은, 단기간 체중 감량을 약속하는 각종 유행 다이어트가 오히려 요요 현상과 체중 증가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위 절제술 등 비만 수술 분야에서 20년 이상 활동한 전문의로, “나 같은 의사가 필요 없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는 문제의식에서 책을 집필했다고 밝힌다. 그는 체중 감량의 핵심을 단순한 칼로리 계산이 아닌 ‘체중 설정값(set point)’ 개념으로 설명한다.
체중 설정값은 인체가 가장 안전하다고 판단해 유지하려는 몸무게를 의미한다. 유전적 요인과 생활습관, 환경 등에 의해 결정되며, 몸은 이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균형을 맞춘다는 것이다. 저자는 미국 리얼리티 프로그램 ‘비기스트 루저(The Biggest Loser)’ 참가자 사례를 통해 이를 설명한다. 참가자들은 평균 58kg을 감량했지만, 6년 뒤 상당수가 체중이 다시 증가했고 실제 유지된 감량 폭은 평균 17kg 수준에 그쳤다.
저자는 극단적인 식단 조절이 오히려 몸을 ‘기근 상태’로 인식하게 만든다고 설명한다. 음식 섭취가 줄어들면 몸은 에너지 소비를 낮추고 식욕을 높이는 방향으로 반응하며, 결국 더 먹고 싶어지는 호르몬 변화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체중 감량은 점점 어려워지고, 다이어트 이후에는 설정값이 오히려 올라가 더 쉽게 살이 찌는 체질로 변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많은 다이어트가 초기에 효과를 보이는 이유는 지방 감소보다 수분 배출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탄수화물 저장 과정에서 함께 저장된 수분이 빠지며 체중이 감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지방 감소와는 차이가 있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최근 유행하는 저탄고지 다이어트에 대해서도 “일상 식습관으로 돌아오면 체중이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지방흡입 역시 단기 처방에 불과하며, 몸이 다시 지방세포를 만들 수 있다고 덧붙인다.
책은 결국 건강한 체중 관리를 위한 해법으로 균형 잡힌 식사와 충분한 수면, 가벼운 운동을 제시한다. 극단적인 절식보다 몸의 생리적 균형을 회복하는 생활습관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출판계에서는 이 책이 반복되는 다이어트 실패와 요요 현상에 지친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동시에, 현대 다이어트 산업의 허상을 돌아보게 만드는 문제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푸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