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으로 대규모 자금이 몰리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메모리 산업 수혜 기대감에 힘입은 신규 DRAM ETF가 출시 한 달여 만에 초고속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ETF닷컴에 따르면 지난 8일로 끝난 한 주 동안 미국 상장 ETF 시장에는 총 396억달러(약 58조8,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에 따라 올해 누적 순유입 규모는 6,750억달러를 넘어섰다.
자산군별로는 미국 주식형 ETF에 163억달러가 유입됐으며 글로벌 주식형 ETF에는 72억달러, 미국 채권형 ETF에는 100억달러가 각각 들어온 것으로 집계됐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SPDR S&P 500 ETF 트러스트(SPY)가 42억달러 유입으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뱅가드 S&P500 ETF(VOO)가 27억달러로 뒤를 이었다.
특히 시장에서는 지난달 신규 상장한 라운드힐 메모리 ETF(DRAM ETF)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ETF는 지난주에만 27억달러의 자금을 끌어들이며 전체 ETF 유입 순위 3위에 올랐다.
라운드힐 메모리 ETF는 AI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컴퓨팅 수요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업황 기대감을 배경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업계에서는 상장 한 달여 만에 ETF 가격이 사실상 두 배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주말 기준 해당 ETF의 운용자산(AUM)은 약 60억달러 수준까지 증가했으며 최근 자금 유입과 주가 상승분을 감안할 경우 현재는 70억달러에 근접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투자 열기도 이어졌다.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 ETF(IBIT)는 지난주 9억800만달러를 유치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8만달러선을 돌파하면서 투자심리가 다시 살아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최근 급등했던 기술주 및 반도체 ETF에서는 차익실현 움직임도 나타났다.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QQQ)에서는 38억달러가 빠져나가 가장 큰 유출 규모를 기록했다.
또 반에크 반도체 ETF(SMH)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SOXL)에서도 각각 22억달러와 9억6,400만달러가 유출됐다.
시장에서는 AI 산업 성장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최근 급등한 반도체 관련 ETF를 중심으로 일부 투자자들의 이익 실현 매물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진웅 경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