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성형AI(인공지능) 기업 앤트로픽(Anthropic)이 글로벌 금융 및 자산운용사들과 손잡고 기업 맞춤형 AI 구축을 위한 전문 서비스 회사를 설립한다. AI 모델 공급을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 AI를 직접 이식하는 형태의 사업 확장으로, 중견기업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앤트로픽은 4일 블랙스톤(Blackstone),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헬먼 앤 프리드먼(Hellman & Friedman)과 함께 새로운 AI 서비스 합작 법인을 출범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신설 법인은 자체 AI 인프라와 전문 인력이 부족한 중견기업들을 대상으로, 앤트로픽의 생성형 AI 모델 ‘클로드(Claude)’를 실제 업무 환경에 맞춤형으로 구축·운영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현재 대기업들은 액센츄어·딜로이트·PwC 등 글로벌 시스템 통합(SI) 기업들의 지원을 받아 AI를 도입하고 있으나, 지역 은행이나 중견 제조업체, 의료기관 등은 첨단 AI를 구축할 내부 역량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크리슈나 라오(Krishna Rao) 앤트로픽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클로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새 합작사는 추가 운영 역량과 자본을 공급해 AI 생태계를 확장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설 법인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 AI 공급이 아닌 ‘핸즈온(Hands-on)’ 방식의 현장 밀착형 구축 전략이다. 앤트로픽의 응용 AI 엔지니어들이 고객사의 운영 시스템과 업무 프로세스를 직접 분석해, 각 산업군에 최적화된 AI 자동화 환경을 구축하는 형태다.
대표적인 적용 사례로는 의료 서비스 분야가 꼽힌다. 의료진이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문서 작성, 의료 코딩, 보험 승인, 컴플라이언스 검토 등의 업무를 AI가 자동 처리하도록 설계해 행정 부담을 줄이고 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방식은 제조업과 금융업 등 다양한 산업군으로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창립 파트너 외에도 제너럴 애틀랜틱(General Atlantic), 레오나드 그린(Leonard Green),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Apollo Global Management), 싱가포르 투자청(GIC), 세쿼이아 캐피털(Sequoia Capital) 등 글로벌 투자기관들도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작사가 AI 산업이 단순 모델 경쟁에서 실제 산업 적용 경쟁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AI 업계가 앞으로는 “누가 더 뛰어난 모델을 만드느냐”보다 “누가 기업 운영 시스템에 AI를 가장 효과적으로 심을 수 있느냐”의 경쟁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신설 법인은 출범과 동시에 앤트로픽의 ‘클로드 파트너 네트워크(Claude Partner Network)’에 합류하며, 향후 글로벌 컨설팅 기업들과 협력해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 시장까지 포괄하는 AI 서비스 생태계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박진웅 경제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