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티칸 천체관측국이 19세기 교황 레오 13세(Pope Leo XIII)의 이름을 딴 소행성이 공식 등록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이번에 명명된 소행성은 약 46억 년 전 태양계 형성 과정에서 남은 암석 천체로, 국제천문학계의 승인 절차를 거쳐 이름이 확정됐다. 이번 성과는 교회와 과학의 오랜 협력 전통을 다시 조명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번 소행성은 리투아니아 천문학자 카지미에라스 세르니스(Kazimieras Černis)와 바티칸 천체관측국 소속 예수회 사제 리처드 보일(Richard Boyle)가 공동 발견한 4개 천체 가운데 하나다. 연구진은 미국 애리조나주 그레이엄산에 위치한 관측 시설에서 첨단 망원경을 활용해 이들 천체를 관측했다.
바티칸 천체 관측국은 1582년 교황 그레고리 13세 시기 달력 개혁에 기여하며 시작된, 5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기관이다. 이후 교황 레오 13세는 1891년 이 관측소를 공식 재설립하며 교회 내 과학 연구의 기반을 강화한 인물로 평가된다.
이번에 함께 이름이 붙여진 다른 소행성들도 바티칸 천문학 발전에 기여한 인물들을 기리고 있다. 오라토리오회 소속 천문학자 주세페 라이스 신부, 피사대교구장을 지낸 피에트로 마피 추기경, 그리고 벨기에 출신 예수회 천문학자 플로랑 콩스탕 베르티오 신부 등이 그 주인공이다.
소행성 명명은 국제천문연맹 산하 소천체 명명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확정되며, 이번 명칭은 지난달 13일 발표된 공식 회보를 통해 공개됐다.
바티칸 천체관측국은 “이번 발견은 신앙과 과학이 상호 배타적이지 않으며, 오히려 함께 진리를 탐구해 온 전통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훈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