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의 예측 정확도를 크게 높일 수 있는 입력 데이터 보정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기존 학습 범위를 벗어난 데이터에서도 안정적인 예측이 가능해지면서 반도체, 배터리, 구조 해석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이 기대된다.
UNIST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 정창욱 교수(사진)팀은 새로운 입력 데이터를 기존 학습 데이터 기준에 맞게 변환하는 ‘π-불변 테스트 시점 보정(π-invariant test-time projection)’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반도체 공정이나 패키징, 구조 해석 등 공학 분야에서는 열의 흐름이나 응력 분포를 빠르게 예측하기 위해 AI 모델이 활용된다. 그러나 기존 모델은 학습 과정에서 경험하지 못한 크기나 조건의 데이터가 입력될 경우 정확도가 크게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이 제시한 해법은 입력 데이터를 물리적으로 동일한 상태로 변환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은 버킹엄 π 정리에 기반한다. 길이, 온도, 힘 등 단위를 가진 물리량을 조합해 만든 무차원 비율인 ‘π 값’이 같으면, 대상의 크기가 달라도 동일한 물리 현상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원리다.
알고리즘은 새로운 데이터가 들어오면 먼저 π 값을 기준으로 기존 학습 데이터 중 물리적으로 유사한 사례를 찾고, 해당 조건에 맞게 입력을 변환한 뒤 AI 모델에 적용한다. 즉, AI 모델 자체를 수정하거나 재학습하지 않고도 입력 데이터를 ‘익숙한 형태’로 재구성해 정확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또한 모든 데이터를 일일이 비교하는 대신 유사 데이터군을 묶어 대표값만 비교하는 방식을 도입해 계산 효율도 개선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해당 기법은 기존 대비 약 1/100 수준의 비용으로 입력 보정이 가능하다.
실험 결과, 2차원 열전도 및 선형 탄성 문제에서 평균절대오차가 최대 약 91%까지 감소했다. 특히 기존 모델이 어려워하던 새로운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예측 성능을 유지했다. 아울러 유체 흐름을 설명하는 대표적 난제인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에도 적용한 결과, 외력이 존재하는 경우를 포함해 유사한 성능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이번 기술은 별도의 추가 학습 없이 기존 AI 모델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성이 높다는 평가다. 연구팀은 반도체 칩 열 설계, 패키지 신뢰성 평가, 배터리 열관리, 구조물 안전 해석 등 다양한 공학 시뮬레이션 분야에서 계산 시간과 비용 절감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머신러닝 분야 국제 학술대회인 ‘국제표현학습학회(ICLR 2026)’에서 ‘강건한 편미분 방정식(PDE) 대리 모델링을 위한 버킹엄 π-불변 테스트 시간 투영’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