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개별 서비스를 단순 조합하는 단계는 지났다. 모든 기업은 스스로 추론하고 성과를 창출하는 ‘자율형 에이전트’를 거느린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Agentic Enterprise)로 진화해야 한다.”
구글 클라우드가 현지 시간 2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연례 기술 컨퍼런스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6(Google Cloud Next ’26)’에서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비즈니스의 중심이 되는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선포했다. 이번 행사에서 구글은 기업의 인텔리전스를 실제 성장 엔진으로 전환할 수 있는 통합 기술 스택과 고성능 하드웨어를 대거 공개하며, 전 세계 경제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 ‘제미나이 3.1’과 8세대 TPU… 에이전트의 ‘두뇌’와 ‘심장’ 완성
구글 클라우드는 이번 컨퍼런스에서 기업용 AI 플랫폼인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Gemini Enterprise)’를 에이전틱 시대를 위한 엔드 투 엔드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했다고 발표했다.
토마스 쿠리안(Thomas Kurian) 구글 클라우드 CEO는 기조연설에서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는 기업의 데이터, 인력, 애플리케이션을 연결하는 유기적 신경망”이라며, “수직적으로 최적화된 통합 스택을 통해 대규모 운영과 효율 극대화를 동시에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에이전트의 연산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공개된 8세대 맞춤형 텐서 프로세서 유닛(TPU)은 압권이다. 학습에 특화된 ‘TPU 8t’와 즉각적인 추론 응답을 제공하는 ‘TPU 8i’는 이전 세대 대비 달러당 성능을 80% 향상시켰다. 이는 1인 기업이나 소규모 벤처가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할 때 발생하는 비용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춰줄 것으로 기대된다.
#. “MD 업무도 AI가 스스로”… 한국 기업들의 발 빠른 변신
이번 행사에서는 한국 기업들의 혁신 사례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카카오뱅크는 금융 규제를 준수하면서도 생산성을 높이는 모델을 제시했으며, CJ올리브영은 전사 업무 환경에 제미나이를 도입해 비개발직군까지 직접 AI 에이전트를 구축하는 ‘에이전틱 환경’을 조성했다. 올리브영의 경우, 상품기획(MD)이나 마케팅 담당자가 수동으로 하던 시장 조사와 고객 데이터 분석을 AI 에이전트가 자동화하고 있다. 이는 ‘수퍼 1인 기업’ 모델이 대기업 내부에서도 실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대규모 인력을 관리하는 대신, 정교하게 설계된 AI 에이전트 시스템이 기업의 핵심 운영을 책임지는 구조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 보안부터 협업까지… 1인 기업을 위한 ‘가상 임원진’
구글이 선보인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 에이전트 플랫폼’은 기업이 AI 에이전트를 손쉽게 구축하고 관리할 수 있는 단일 창구를 제공한다. 여기에 보안 파트너 ‘위즈(Wiz)’와의 결합을 통해 다크웹 위협 인텔리전스 등 강력한 보안 에이전트까지 도입했다. 또한 워크스페이스(Workspace) 내에서 이메일, 파일, 회의록을 스스로 학습해 업무를 대행하는 ‘워크스페이스 에이전트’는 혼자서 모든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1인 기업가들에게 든든한 ‘가상 비서실’ 역할을 할 전망이다. 실제로 전 세계 구글 클라우드 고객의 75%가 이미 AI 제품군을 비즈니스 동력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분당 토큰 처리량은 160억 개를 넘어서며 폭발적인 수요 증가를 증명하고 있다.
#. 기술 준비는 끝났다, 이제는 ‘아키텍트’의 시간
토마스 쿠리안 CEO는 “구글 클라우드의 기술적 준비는 끝났다. 이제 기업이 스스로 성장 엔진을 구축해야 할 때”라고 마침표를 찍었다. 결국 2026년 이후의 승자는 누가 더 많은 자본을 가졌느냐가 아니라, 구글이 제공하는 이 강력한 ‘에이전트 군단’을 어떻게 설계하고 지휘하느냐에 달려 있다. ‘슈퍼 1인 기업’의 시대를 선도하는 혁신가들에게, 이번 구글 넥스트 2026은 단순한 기술 행사를 넘어 강력한 비즈니스 무기를 손에 쥐여준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훈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