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텍사스주 교육위원회(SBOE)가 공립학교 필수 독서 목록에 성경 내용을 대거 포함하는 방안을 예비 승인하며 교육계에 큰 파장을 예고했다.
크리스천포스트(CP)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주 교육위원회는 최근 해당 안건을 찬성 9표, 반대 1표로 통과시켰다. 이 안이 최종 확정될 경우, 오는 2030년부터 텍사스주 전역의 공립학교 유치원생부터 12학년까지 약 540만 명의 학생들은 의무적으로 성경 구절이 포함된 문학 작품을 학습하게 된다.
이번 조치는 2023년 제정된 주 하원법안(HB 1605)에 근거해 텍사스 교육청(TEA)이 제안한 것이다. 승인된 목록에는 학년별 수준에 맞춘 신·구약 성경의 핵심 이야기들이 배치됐다. 구체적으로는 ▲유치원 ‘황금률’ ▲1학년 ‘탕자의 비유’ ▲3학년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 등이 포함됐으며, 고학년 과정에서는 팔복(8학년), 바벨탑(영어 II), 욥기(영어 IV) 등 보다 심도 있는 본문이 다뤄질 예정이다.
성경 번역본은 영어표준역(ESV), 신국제독자역(NIRV), 킹제임스역(KJV) 등이 참고됐으며, 유대교 타나크 번역도 일부 반영됐다. 그러나 다른 종교의 경전은 이번 필수 목록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성경 외에도 『모자 쓴 고양이』, 『화씨 451』, 마틴 루터 킹 주니어의 연설문 등 유명 문학 및 역사 자료들이 함께 목록에 올랐다.
텍사스 교육위는 앞서 지난해 11월 공립 초등학교를 위한 '선택형' 성경 교육과정을 승인한 바 있으나, 이번 결정은 모든 공립학교가 따라야 하는 '필수' 읽기 자료라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
이번 결정은 최근 텍사스주가 추진해 온 공립학교 내 종교색 강화 정책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앞서 교실 내 십계명 게시 의무화 법안에 서명하고 공립학교 교목 상담 프로그램을 허용하는 등 보수적인 교육 정책을 잇달아 도입해 왔다.
하지만 이번 조치를 두고 교육 현장과 시민단체 사이에서는 정교분리 원칙 위배 및 종교 편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아, 최종 승인 과정과 시행 이후에도 적지 않은 논란과 법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