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내 안락사 허용 국가들을 중심으로 안락사 사망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네덜란드와 벨기에의 안락사 수치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반젤리컬 포커스 등 유럽 현지 언론 및 각국 정부 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네덜란드 내 안락사 사망자는 1만 34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3.8% 증가한 수치로, 국가 전체 사망자의 약 6%에 달하는 비중이다.
네덜란드 지역 안락사 심사위원회(RTE)는 사망자의 85%가 암, 신경계 질환, 심혈관 질환 등 신체적 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75% 이상이 70세 고령층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10대 청소년(12~18세) 1명이 안락사로 사망한 사례도 보고돼 충격을 주고 있다. 현재 위원회는 법적 절차 준수 여부와 관련해 일부 의사들의 사례 7건을 정밀 조사 중이다.
벨기에 역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벨기에 연방 안락사 통제·평가위원회(FCCEE)는 지난해 안락사 사망자가 4,486명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2% 이상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3년 안락사 합법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벨기에의 경우 암 환자가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으며, 복합 질환(30%)이 그 뒤를 이었다. 주목할 점은 단기간 내 사망이 예상되지 않는 이른바 ‘비시한부’ 환자의 안락사 비율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사례는 2024년 932건에서 지난해 1,117건으로 크게 증가하며 전체의 약 25%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초고령 사회 진입과 함께 안락사에 대한 사회적 문턱이 낮아지면서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정신 질환이나 인지 장애를 사유로 한 안락사 요청도 소폭 증가하고 있어, 생명 윤리에 대한 논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