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목회 현장에서AI(인공지능)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설교와 사역 방식 전반에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불과 2년 사이 설교 준비에 AI를 활용하는 목회자 비율이 17%에서 58%로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데이터연구소와 기아대책이 공동 조사해 7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생성형 AI 사용 경험이 있는 목회자는 2023년 41%에서 2025년 80%로 크게 늘었다. 특히 설교 및 목회 사역에 직접 AI를 활용하는 비율이 절반을 넘어, AI가 이미 ‘보조 도구’를 넘어 ‘사역 도구’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활용 범위도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설교 자료 수집’(81%)이 여전히 가장 높지만, 성경공부 준비, 교회 행사 기획, 기도문 작성 등 콘텐츠 생성 영역으로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이는 AI가 단순 정보 검색 도구를 넘어, 실제 사역 콘텐츠 제작 과정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목회 방식의 디지털 전환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AI 활용에 대한 인식은 엇갈린다. 설교 자료 수집에는 목회자(93%)와 성도(66%)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설교문 작성’에 대해서는 성도의 65%가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목회자 역시 설교문 작성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가장 큰 이유는 “개인적 묵상과 연구가 줄어들 수 있다”(65%)는 점이다. 반면 “자료 탐색 시간을 줄여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60%)는 긍정 의견도 적지 않았다.
AI 활용 만족도는 55%, 평균 점수는 5점 만점에 3.5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편의성은 인정되지만, 신학적 깊이나 영적 통찰 측면에서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향후 전망에 대해 목회자 44%는 AI가 설교 준비의 ‘필수 도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81%는 성도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AI 신앙 서비스’ 도입에 긍정적인 의향을 보였다.
다만 활용 분야에 있어서는 명확한 경계가 드러났다. 목회자와 성도 모두 ‘교회 행정 전산화’를 가장 적합한 영역으로 꼽았지만, ‘기도 요청’이나 ‘신앙 상담’ 등 영적 교류 영역은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분야로 인식됐다.
전문가들은 AI 확산이 목회 본질에 대한 재정의를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단순 업무를 줄여주는 장점이 있는 반면, 깊은 묵상과 신학적 사유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느린 묵상’, 성경 필사, 침묵 기도 등 전통적 영성 훈련을 병행해야 한다는 제언도 제기됐다. 기술의 속도에 종속되지 않고, 인간 고유의 영적 영역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AI는 목회를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목회의 본질을 더 선명하게 드러내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며 “결국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영성과 관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