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오는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부터 트랜스젠더 여성 선수의 여성 부문 출전을 제한하는 새로운 자격 정책을 도입한다.
IOC는 26일 발표를 통해 여성 경기 참가 자격을 생물학적 여성으로 제한하고, 이를 유전자 검사로 판단하는 방식을 채택한다고 밝혔다.
새 정책에 따르면 여성 선수 자격은 1회성 유전자 검사를 통해 결정된다. 검사 방식은 ▲타액 ▲구강 점막 면봉 ▲혈액 검사 등 세 가지 중 선택할 수 있다.
핵심 기준은 SRY 유전자 존재 여부다. IOC는 SRY 유전자가 남성 성 발달과 관련된 지표로, 평생 변하지 않는 특징을 갖고 있어 객관적인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IOC는 성명을 통해“여성 부문에서의 공정성, 안전성, 그리고 경기의 진실성을 보호하는 것이 정책 도입의 목적”이라며“올림픽 및 IOC 주관 대회에서 여성 부문은 생물학적 여성으로 제한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트랜스젠더 선수의 출전 여부는 각 국제 스포츠연맹(IF)이 개별적으로 판단해 왔다. IOC는 가이드라인만 제시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번 정책을 통해 IOC가 직접 기준을 제시하면서, 사실상 올림픽 차원의 통일된 규정이 마련된 셈이다.
이미 세계육상연맹, 국제수영연맹 등 일부 종목에서는 트랜스젠더 여성 선수의 출전에 제한을 두고 있으며, 이번 IOC 정책은 이와 유사한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지침은 2023년 세계육상연맹이 도입한 SRY 유전자 기반 기준과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다. IOC는 이번 정책이 과거 사례에 소급 적용되지 않으며, 일반적인 레크리에이션 스포츠나 생활체육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LA 타임스에 따르면, 현재 올림픽 수준에서 활동 중인 트랜스젠더 여성 선수의 규모나 영향력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IOC는 이번 정책이 특정 개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향후 경기 운영의 기준을 정립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일괄적인 제한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National Library of Medicine에 2023년 발표된 스포츠 참여 관련 체계적 문헌 검토 연구에서는, 트랜스젠더 선수 문제를 단일 기준으로 제한하기보다는 종목별 특성과 경쟁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구진은 “트랜스젠더 선수의 포용 여부는 종목별로 다르게 접근해야 하며, 이미 시스젠더 선수 사이에서도 허용되는 신체적 차이를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IOC는 약 18개월에 걸친 연구와 논의를 거쳐 이번 정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공정성과 포용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 위한 시도로 평가되지만, 동시에 국제 스포츠계에서 지속적인 논쟁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028년 LA 올림픽을 앞두고 성별, 생물학, 공정성에 대한 기준을 둘러싼 논의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여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