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세계그룹의 IT 계열사인 신세계I&C가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투자에 나서며 그룹 차원의 ‘AI 전환’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통 중심 기업에서 AI 기반 리테일테크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는 행보다.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I&C는 최근 이사회를 통해 미국 투자 펀드 ‘PAV(퍼시픽얼라이언스벤처스)’ 참여를 승인하고, 해당 펀드를 통해 미국 AI 기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신세계I&C가 그룹 내 해외 투자 법인을 통해 펀딩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 측은 “AI 사업의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며 “글로벌 기술력 확보와 사업 확장을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신세계그룹이 최근 AI를 미래 핵심 사업으로 선언한 흐름과 맞물린다. 신세계그룹은 이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AI 스타트업 ‘리플렉션AI’와 협력해 ‘한국 소버린 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정용진 회장이 직접 현장을 방문하며 AI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앞서 신세계는 알리바바와의 합작법인(JV)을 통해 AI 기반 전자상거래 경쟁력 강화에도 나선 바 있다. G마켓을 중심으로 향후 3년간 3,000억원을 투입해 검색·추천 등 핵심 서비스에 AI 기술을 접목할 계획이다.
투자 행보도 확대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PAV를 통해 미국 스타트업 ‘버틀러’, 리투아니아 ‘캐스트AI’ 등에 투자하며 AI 인프라와 클라우드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기존 결제·핀테크 중심 투자에서 벗어나 AI 풀스택 전략으로 전환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주요 대기업과도 맞닿아 있다. 삼성SDS, LG CNS, 포스코DX 등 주요 그룹의 시스템통합(SI) 계열사들은 이미 글로벌 AI 스타트업 투자와 협력을 통해 기술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삼성SDS는 AI 물류 및 연구 분야 기업에 투자하고 자체 플랫폼과 연계하고 있으며, LG CNS는 로봇 기반 AI 기술 기업과 협력해 피지컬 AI 영역 확장을 추진 중이다. 포스코DX 역시 로봇 AI 기술 고도화를 위해 해외 기업과 공동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세계I&C가 그룹 내 유일한 IT 핵심 계열사라는 점에서 향후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 사업 진출과 맞물려 AI 인프라 구축 경쟁에도 본격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편 신세계그룹의 AI 사업 확대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신세계I&C 주가는 최근 급등세를 보이며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AI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산업 전반의 필수 인프라가 됐다”며 “유통 기업까지 AI 투자에 뛰어든 것은 산업 구조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