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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핑’으로 현대인의 불안 잠재우다
  • 편집국
  • 등록 2026-03-25 02: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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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수암 주지 스님 이윤섭 대표 서비스 운영 화제
  • 초생산성 시대, 조직·고용 구조 뒤흔든다


AI가 기업의 규모와 생산성에 대한 기존 공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직원 수십 명으로 수천억 원에서 1조 원대 매출을 내는 ‘초생산성 기업’이 등장하면서, 인력 구조와 일자리 개념 자체가 재편되는 흐름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것은 AI 기반 사주 앱 ‘사주핑’이다. 창업자인 이윤섭 대표는 경기도 파주의 사찰 약수암 주지이자 동시에 IT 스타트업 대표라는 이중적 이력을 가진 인물이다. 그는 매일 새벽 목탁 대신 노트북 앞에 앉아 서비스를 운영한다.

 

이 대표는 15세에 출가한 뒤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며 창업을 결심했다. 초기에는 미국 대학생들의 정신건강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한 멘탈헬스 스타트업을 시도했으며, 이후 ‘현대인의 불안’을 해소하는 방식으로 사주 서비스를 접목했다.

 

그는 생성형 AI의 특성과 한계를 동시에 분석해 서비스에 반영했다. 일반적인 AI는 사용자 만족도를 기준으로 답변을 생성하는 과정에서 ‘듣기 좋은 답’을 제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주 해석은 비교적 명확한 기준이 존재하기 때문에 보다 구조화된 접근이 가능하다는 판단이었다.

 

또한 기존 AI가 시간 개념을 단순 계산하는 수준에 머무르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AI를 결합한 ‘AI 오케스트레이션’ 구조를 도입했다. 여러 개의 AI가 하나의 팀처럼 협업하며 답변을 생성하고 검증하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에서는 하나의 AI가 초안을 만들면, 다른 AI가 이를 검토하고 논리와 맥락을 점검한다. 별도의 AI가 날짜 계산을 담당하는 등 역할이 세분화돼 있으며, 서로 다른 모델들이 교차 검증하는 구조를 통해 정확도를 높인다.

 

개발 과정 역시 대부분 자동화됐다. 사주핑은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제외한 개발 인력을 사실상 AI로 대체했다. AI가 코드 작성, 오류 검출, 수정까지 수행하고, 상위 모델이 이를 관리·분배하는 구조다. 인간은 최종 승인과 방향 설정에만 관여한다.

 

이 대표는 “과거에는 1명의 기획자와 4명의 개발자가 필요했다면, 이제는 4명의 기획자와 1명의 개발자가 필요한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기술이 발전할수록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 즉 ‘C레벨급’ 인력만 남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린 AI 네이티브 기업 리더보드’에 따르면 직원 50명 미만으로 연매출 500만 달러 이상을 달성한 AI 스타트업들의 평균 팀 규모는 약 28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들의 직원 1인당 평균 기업가치는 1억 달러(약 1500억 원)를 넘는다.

 

직원 1인당 연평균 매출 역시 약 250만 달러(약 3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산업 구조에서는 보기 어려운 수준의 생산성이다.

 

AI 기술의 발전은 기업 운영 방식뿐 아니라 산업 전반의 노동 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여러 AI 에이전트가 협업하는 ‘AI 오케스트레이션’이 핵심 기술로 떠오르면서, 복잡한 업무도 자동화가 가능해지고 있다.

 

이처럼 AI가 단순 반복 업무를 넘어 전문 지식 생산 영역까지 확장되면서, 기업의 인력 구조는 ‘다수의 실행 인력’에서 ‘소수의 전략 인력’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이 향후 노동시장 전반에 구조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 업무는 빠르게 자동화되는 반면, 전략 수립과 의사결정, 창의적 기획을 담당하는 고급 인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AI가 만들어낸 초생산성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문제는 이 변화가 얼마나 빠르게,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기존 산업 질서를 재편할 것인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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