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주요 방송사인 CBS News가 약 100년에 가까운 역사를 이어온 라디오 뉴스 서비스를 전면 폐지한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전통 방송의 상징이던 라디오 뉴스가 결국 시대의 흐름을 넘지 못하고 막을 내리게 됐다.
NBC방송과 Los Angeles Times 등에 따르면 CBS는 오는 5월 22일부로 라디오 뉴스 송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1927년 9월 시작된 CBS 라디오 뉴스는 약 99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CBS 측은 이번 결정을 두고 “쉽지 않았지만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바리 와이스 편집국장은 내부 서한에서 “라디오 프로그램 전략 변화와 어려운 경제적 현실이 맞물리면서 서비스를 지속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고 밝혔다.
CBS 라디오 뉴스는 한때 미국 방송 저널리즘의 중심축이었다. 특히 전설적인 언론인 에드워드머로우(Edward R. Murrow)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런던에서 전황을 생생히 전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쌓은 것도 이 플랫폼을 통해서였다. 이후 CBS 라디오는 전국 약 700여 제휴 방송사에 매 시각 뉴스 콘텐츠를 공급하며 영향력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디지털 전환과 광고 시장 변화 속에서 라디오의 입지는 급격히 약화됐다. 모바일과 스트리밍 중심으로 뉴스 소비 패턴이 이동하면서 전통 라디오의 경쟁력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서비스 종료를 넘어 대규모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CBS는 전체 직원 약 1,000명 가운데 6%를 감원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모회사인 파라마운트 글로벌(Paramount Global)과 스카이 미디어(Skydance Media) 합병 이후 단행된 첫 구조조정에 이어 5개월 만에 다시 진행되는 인력 감축이다.
미디어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을 두고 “레거시 미디어 시대의 종언을 상징하는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라디오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실시간 음성 뉴스라는 형식 자체가 디지털과 온디맨드 환경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CBS 라디오 뉴스의 폐지는 단순한 프로그램 종료를 넘어, 글로벌 미디어 산업이 디지털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