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카네맙의 정확한 작동 원리가 밝혀지면서 차세대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될 전망이다.
벨기에 플랑드르 바이오기술연구소와 루뱅 대학교 연구팀은 레카네맙이 단순히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제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뇌의 면역 체계를 활성화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 학술지 Nature Neuroscience에 게재됐으며 연구에 따르면 레카네맙은 뇌 속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Microglia)’를 특정 방식으로 자극해 병적 단백질을 제거하도록 유도한다.
핵심은 항체 구조의 일부인 ‘Fc 파편’이다. 레카네맙이 아밀로이드 플라크에 결합하면, 이 Fc 부위가 미세아교세포의 수용체와 연결되면서 세포 내부에 일종의 ‘청소 프로그램’을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바르트 드 스트루퍼 교수는 “레카네맙은 단순히 아밀로이드를 수동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면역세포가 능동적으로 병증을 억제하도록 만든다”고 설명했다.
기존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아밀로이드 베타를 직접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연구는 ‘뇌의 면역 시스템을 활용하는 ‘능동형 치료 메커니즘’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연구팀은 Fc 파편이 제거될 경우 아밀로이드 제거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는 향후 치료제 설계에서 항체 구조 최적화가 핵심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발견은 레카네맙 투여 시 드물게 나타나는 부작용인 ‘ARIA(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의 원인을 이해하는 데에도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면역 반응 조절 메커니즘을 보다 정밀하게 이해함으로써, 향후 치료 효율을 높이면서도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방향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히 병적 단백질을 제거하는 접근에서 벗어나, 뇌의 면역 반응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치료 전략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과학계에서는 “레카네맙의 작동 원리를 명확히 규명한 이번 연구는 향후 차세대 신약 개발의 설계 기준을 제시한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