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백악관에서 발표됐던 5천억달러(약 720조원) 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스타게이트’가 1년이 넘도록 본궤도에 오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IT 전문매체 더인포메이션은 23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사실상 표류 상태라고 보도했다. 프로젝트의 3대 축인 OpenAI, SoftBank, Oracle 간 역할 분담과 파트너십 구조를 둘러싼 이견이 이어지며 초기 계획이 차질을 빚었다는 것이다.
당초 스타게이트는 1천억달러를 초기 투입해 10기가와트(GW) 규모의 컴퓨팅 용량을 구축하는 대형 인프라 사업으로 제시됐다. 그러나 현재까지 인력 충원조차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고, 오픈AI의 자체 데이터센터 개발도 본격화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컴퓨팅 자원 확보가 시급했던 오픈AI는 직접 데이터센터 구축을 시도했으나, 대출 기관들이 상환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자금 조달이 지연됐다. 이에 따라 3자 공동 추진 방식 대신 소프트뱅크와 오라클과 각각 계약을 맺는 ‘양자 계약’ 방식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그 결과 오픈AI는 오라클과 미국 내 4.5GW 규모 데이터센터 개발에 합의했고, 텍사스주 밀럼 카운티의 1GW 데이터센터는 소프트뱅크와 협력해 구축하기로 했다. 데이터센터 설계와 지식재산권(IP)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인텔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낸 사친 카티도 영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전략 전환에도 비용 부담은 커졌다. 고가의 컴퓨팅 자원을 긴급 조달하면서 매출 총이익률이 예상보다 낮아졌고, 2030년까지의 컴퓨팅 비용 전망도 기존 4,500억달러에서 6,650억달러로 상향 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샘 올트먼 Sam Altman 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일론 머스크가 제기한 ‘우주 데이터센터’ 구상에 대해 “현재로서는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지구에서 전력을 공급하는 비용과 발사 비용을 비교해보면 경제성이 맞지 않는다”며 “우주에서 고장 난 GPU를 어떻게 수리할지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AI 데이터센터의 물 사용과 에너지 소비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도 “과장된 주장”이라며, “인간 역시 성장 과정에서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한다”고 반박했다.
업계에서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지연이 글로벌 AI 인프라 경쟁의 복잡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분석이 나온다. 초대형 자본과 기술, 에너지 인프라가 결합된 AI 데이터센터 사업이 단기간에 추진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