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이 8만 달러 선을 내주며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케빈 워시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의 차기 Fed 의장 후보 지명 여파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한때 7만5000달러 선까지 밀렸다. 시장에서는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일 오후 4시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2.28% 하락한 7만6440달러에 거래됐다. 장중에는 7만4000달러대까지 떨어지며 변동성이 확대됐다.
이번 하락의 직접적인 계기는 이른바 ‘워시 쇼크’다. 상대적으로 매파 성향으로 분류되는 케빈 워시 전 Fed 이사가 차기 의장 후보로 지명되자, 금과 은 가격이 급락했고 비트코인도 동반 하락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워시 후보는 Fed 자산 축소를 통해 금리 인하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양적완화에 따른 유동성 확대가 비트코인의 핵심 투자 포인트였던 만큼 기대 약화가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지정학적 리스크와 정책 기대감 후퇴도 하락 압력을 키웠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월 한 달간 10% 넘게 하락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가상자산 관련 법안 통과 지연과 기술주 약세, Fed 인선 이슈가 겹치며 투자심리가 빠르게 식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제도화 기대 약화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홍성욱 연구원은 “블랙락의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과 승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지니어스 법안 통과 등 굵직한 이벤트 이후 추가 모멘텀이 부재하다”며 “정책 추진력에 대한 의문이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위축 조짐이 뚜렷하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업비트의 24시간 거래대금은 글로벌 순위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한때 세계 3~4위 수준이던 국내 거래 규모는 증시 강세 속에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