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대법원이 텍사스주의 불법 입국자들을 주정부 차원에서 체포하고 구금할 수 있게 하는 이민법의 시행을 가능하게 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텍사스주는 곧 해당 법률을 시행할 수 있게 됐다.

AP통신과 CNN 등의 보도에 따르면, 연방 대법원은 19일 연방 항소법원에서 심리 중인 텍사스주의 이민법 SB4에 대한 집행 정지 명령을 해제했다. 이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 법의 시행을 막아달라는 긴급 요청을 거부한 것이다.

남미 불법 이민자 행렬

대법원은 바로 전날 새뮤얼 앨리토 대법관 명의로 '추가 명령이 있을 때까지' 해당 법의 시행을 무기한 보류하는 결정문을 발표했었으나, 하루 만에 이를 번복했다. 이번 결정은 총 9명의 대법관 중 보수 성향을 가진 6명의 찬성으로 내려졌다.

텍사스주가 지난해 12월 제정한 이민법 SB4는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온 이민자를 주 사법 당국이 체포하고 구금하며, 텍사스주 판사가 출국 명령을 내릴 수 있게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당초 이 법은 이달 5일부터 발효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는 이 텍사스 주법이 연방 정부의 권한을 침해하며 헌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며 지난 1월 초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바이든 정부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 법의 효력을 정지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지만, 2심을 심리한 제5 연방순회항소법원은 본안 판결 전에 1심의 가처분 결정을 뒤집어 법 시행을 일단 허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에 찬성한 연방 대법관 중 한 명인 에이미 코니 배럿은 항소법원이 이 법 시행에 대해 임시 '행정' 명령을 내린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배럿 대법관은 "이는 항소심에 계류 중인 본안 소송의 짧은 서막일 것"이라며, "이런 예비 단계에서 항소법원의 재량권 남용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의견을 밝혔다.

백악관은 이에 대해 "우리는 근본적으로 텍사스 국경 문제에 대한 연방 대법원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한편, 항소법원의 본안 심리는 오는 4월 3일에 열릴 예정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